얼마 전, 친구를 만나 근황을 공유하다가 웹툰 추천을 받았다.
제목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내가 웹툰을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친구였기에, 추천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유를 물어 봤더니 친구는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처음에 제목 듣고 무슨 생각 했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저 정도면 남 부러울 것 없겠네' 내지는 '큰 고민거리가 있을까?' 등의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자가 없고 직장 없는 현재의 페드로'와 비교해 보니 김 부장이라는 사람은 꽤나 성공한 사람으로 보였다.
때문에 나 역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전달했더니 친구가 말을 이어 나갔다.
나도 너처럼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김 부장도 삶이 팍팍하더라고.
가볍게 보기 시작한 웹툰 치고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것 같아서 추천 해 봤다.
작중의 김 부장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사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자신의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높았던 김 부장은 실패를 맛보게 된다.
그 이후 비로소 본인의 생각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작품의 중심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우아한테크코스 소프트스킬 강의에서 들었던 '성과 증명 마인드셋'과 '학습 마인드셋'이 떠올랐다.
강의에 따르면, 성과 증명 마인드셋은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자신은 물론 주변에까지 증명하려는 마인드셋이다.
웹툰에서의 김 부장이 성과 증명 마인드셋의 대표격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작품에서는 김 부장이 실패를 마주하였을 때 상황을 피하려 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반면 학습 마인드셋은 모든 상황에서 학습의 기회를 찾으려 하는 마인드셋이다.
물론 실패의 순간은 쓰리지만, 그를 반면교사 삼아 성공의 발판으로 만든다.
사실 처음 소프트스킬 강의를 들었을 때는 내용이 전혀 와 닿지 않았다.
세상에 학습 마인드셋만, 혹은 성과 증명 마인드셋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처음 마인드셋 이론이 등장한 곳이 외국의 자기개발서인데, 과연 경쟁이 더 심한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이론인가?
하지만 친구와의 김 부장 이야기에서 자연스레 성과 증명 마인드셋을 연상하고 나니, 조금은 이해가 되려 한다.
유감스럽게도 마인드셋이 한 사람을 직접적인 성공으로 이끌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좋은 마인드셋은 다방면에서 성취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작은 일에도 성취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지금껏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나도 성과 증명 마인드셋이 조금 더 강한 사람이였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즐거웠지만, 학점과 같은 정량적인 지표에서 성취감을 더 느꼈다.
학점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학점 올리는 재미에 공부를 했다.
학기가 지나갈수록 시험에 나올 만한 것들에 집중하여 공부했고, 4학년 쯤 되니 공부를 덜 하고도 학점을 잘 받는 요령이 생겼다.
정규 학기가 끝난 후에는 늘 계절학기를 수강하고, 계절학기 종강 후 다음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목표가 사라졌다는 느낌에 늘 번아웃을 경험했다.
만점을 받아도 더 이상 기쁘지 않았고, 오히려 '다음 학기에도 만점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만 커져 갔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성과 증명 마인드셋에 갇혀 살았던 셈이다.
평생을 학습 마인드셋으로만 살아가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교육받는 기간 동안은 학습 마인드셋을 조금 더 키워 보려 한다.
우테코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크루들이 많아서, 모두 한 분야 이상에 몰입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크루들과 대화만 해도 내가 부족했던 지식들을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크루들이 각자의 노력과 시간을 쏟아서 얻은 경험과 지식들을 단시간에 학습할 수 있다면 이보다 큰 성장이 어디 있겠는가?
미션이나 크루들과의 대화에서 얻은 키워드들을 하나씩 도장깨기 하는 느낌으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유연성 강화 스터디의 목표를 '단기 목표 세우고 공부하기'로 설정했다.
레벨 1이 끝나 가는 지금 돌이켜 보니, 평소 개념이 잡혀 있지 않던 키워드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탄탄히 학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레벨에서도 이번에 얻은 학습 마인드셋을 기반으로 많은 지식들을 얻어 가고 싶다.
이곳은 성과보다는 학습이, 경쟁보다는 협업이 더 중시되는 곳이니까!